오랫동안 크리스천 음악을 들어왔지만, '이대귀'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바로 2009년에 발매 되었던 'Advanced Healing' 앨범을 통해 이대귀란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이대귀는 2009년 첫 솔로 앨범 외에도 작업물이 좀 있었다. 2004년 앨범인 '삶이 묻어난 예배, 예배가 묻어난 삶'가 대표적인 앨범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옴니버스 앨범인 '삶이 묻어난 예배, 예배가 묻어난 삶'은 이대귀 본인이 오스왈드 챔버스의 저서인 'My Utmost For His Highest' (주님은 나의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다.)을 읽으면서 묵상한 내용을 가지고 곡을 쓰고 여러 찬양사역자들(송정미, 조준모, 이길승, 종이배여행, 한웅재, 조수아, 강찬 등)이 보컬로 참여하였다. 이후에는 찬양집 '많은물소리'의 이름을 딴 워십 앨범 '많은물소리 워십 - 하나님 나라가 오다'에 프로듀서로 참여하였다.
2009년 첫 솔로 앨범인 'Advanced Healing'은 그해 CCM 온오프라인 비평지인 'ccmer'에서 독자가 뽑은 올해의 앨범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Advanced Healing'은 메시지가 분명한 앨범으로 많은 이들이 호평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CCM으로 분류 될 수 있는 많은 앨범들이 개인적인 신앙고백적인 가사를 취하고 있는 반면 이대귀의 'Advanced Healing'은 가사에 담긴 메시지가 이대귀 개인뿐만 아니라 같은 크리스천으로써 공감 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
얼마 전 발매 된 '예언자들' 타이틀만 보면 어느 앨범에도 쉽게 쓰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일까? 생소한 느낌이 많이 든다. '예언자들'이란 단어에서 오는 묵직함과 진지함이 느껴지기도 하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 또한 타이틀에서 주는 느낌 그대로이다. 첫번째 트랙인 '첫번째 선언 Mark 1:15'의 나레이션에서는 "이제 때가 찼다. 그 나라가 성큼 우리 곁에 있다. 지금 돌아서서 이 메시지를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아라"라고 한마디를 던지고 시작되는 본 앨범은 타이틀곡 '예언자들'로 이어지는데 제목으로만 보면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음악적으로는 가벼운 이미지로 다가온다. 허나 가사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우린 모두 숨어 있는 일상 속의 예언자들 우리들의 삶과 말과 글이 그 나라의 정의를 드러내고 만다"라는 가사는 크리스천으로서의 일상, 삶이 세상에서 예언자적 목소리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앨범을 듣다 보면 대체적으로 떠오로는 단어들이 있다. '정의', '생명', '하나님 나라' 같은 것들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고백 보다는 이 땅을 살아가는 크리스천이 가저야 할 자세를 보여주고 또 그렇게 살도록 촉구하는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 그만큼 이 앨범도 이전 앨범처럼 '메시지 중심'의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메시지에 치중되어 음악적인 면이 평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잔잔한 느낌을 많이 주기도 하지만, '목마르다', '너는 내 사랑하는 이요' 같은 곡들은 음악적으로도 다채로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강한 일렉기타 사운드로 시작되는 11번, 12번 트랙인 '너는 내 사랑하는 이요'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트랙으로 꼽고 싶을 정도로 음악적인 면 뿐만 아니라 곡의 구성도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곡이다. 이 곡에서는 Messiah, Angels, Voice from Heaven으로 파트가 나눠져 있는데 비장함과 무게감이 느껴졌다. part 1에서 2로 이어지는 것도 괜찮았다.
보컬에 있어서는 힘을 주지 않고 읊조리는듯한 발성 스타일 때문에 곡의 가사들이 잘 들리지 않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지만, 잔잔한 곡에서는 곡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의 감상으로는 전체적으로 큰 맥락이 지난 앨범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앨범 특성상 음악 보다는 메시지가 주는 무게감이 크기 때문에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대중적이기 보다 매니아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이같은 부분은 지난 앨범을 들었던 이들이라면 이번 앨범도 좋은 앨범으로 다가 올 것 같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는 곡들 위주로 듣는 이들은 듣기에 쉽지 않은 앨범이 될 것 같다.
아무튼 '예언자들'은 내게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이 땅을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앨범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