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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뮤직

[앨범리뷰] 주청 프로젝트 4집 - 지구방위대 주청레인저 (2013)

by 더좋은소망 Pastor 2013. 11. 26.




국내 CCM은 발라드로 분류될 수 있는 앨범들이 많은 것을 봅니다. 아무래도 부르기도 쉽고 듣는데도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수요적인 측면에서도 발라드 앨범이 다른 장르보다 더 많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워십 앨범을 제외한 CCM 앨범 시장에서 보기 힘든 굵직한 장르로는 락과 댄스, 힙합을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특히 힙합 앨범은 1년에 앨범 하나가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지구방위대 주청레인저' 이 앨범은 주청 프로젝트의 네번째 앨범입니다. 사실 지난 앨범들은 그다지 주의 깊게 듣지 않았습니다. 주청 프로젝트의 앨범 중 몇번을 반복해서 들은 앨범은 이 앨범이 유일하지 않나 싶네요. 무심결에 듣게 됐는데 그 매력에 흠뻑 젖었습니다.


가사의 매력

이 앨범에서 발산되는 주청 프로젝트의 매력은 바로 가사입니다. 힙합이라는 음악이 반갑기도 하지만 앨범을 여러번 반복해서 귀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가사입니다. 첫 인트로 트랙인 스킷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구성된 이 트랙은 코믹하면서도 다음 트랙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두번째 곡은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는 '주청 레인저 Red Ver.'가 나옵니다. 처음 들어보면 뭐지?라는 반응이 나오는데 이 곡의 가사도 재밌습니다. 빠르게 나오는 랩과 후렴은 몇 번 듣게 되면 어깨를 흔들거리게 될만큼 곡 자체도 흥겹습니다. 타이틀 곡도 타이틀 곡이지만 그 뒤로 나오는 곡들도 상식을 깹니다. 주청 프로젝트의 대표인 미스터 탁(서종현) 선교사의 로맨스를 담은듯한 '안산에서 분당'의 가사도 CCM에서 들어보기 힘든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동화(?)같은 가사의 '내복맨'도 감초 같은 트랙입니다. 지난 세월과 함께 했던 친구들을 생각하며 쓴 '내 친구들에게도 불은 붙는다', 오늘날의 성탄절의 현실과 그 날에 벌어지는 행태를 비판한 'Sad Christmas', '엄마가 왜 미안해' 등 이 앨범에서 수록된 곡들의 가사는 상식과 이해를 뛰어넘는 가사들로 만들어졌습니다. 


교인들을 향한 일갈

이 앨범은 듣기에 불편할 수 있는 트랙이 있습니다. 6번 트랙인 'Sad Christmas'도 그렇지만 7번 트랙 '요한복음 2장 15절(노끈으로 만든 채찍)'이 그렇습니다. 이 트랙은 너무나도 직설적입니다. 수위가 대단합니다. 이 트랙은 욕까지 등장합니다. "선교지는 없고 무대만 있는 병신', "니가 개신교 예수는 계신교?", "예쁜 십자가 목걸이 2014년 신상. 목에 거는 진상. 너네한테 십자가가가 악세사리야? 그럼 보혈은 바디 에센스겠네? 푸~" 그리고 계속 읊는 랩은 예수를 믿는다는 우리의우울한 단면을 직설적으로 조롱합니다. 설교를 담은 10번 트랙 'The Sermon #4 (예수인민 공화국-탁선교사)'도 'Sad Christmas'와 '요한복음 2장 15절'과 같은 맥락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일갈이 담겨져 있습니다. 믿는 자들의 불편한 진실과 현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습니다. 여러 트랙들이 이런 가사들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도마의 고백

들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곡은 9번 트랙인 '도마의 고백'입니다. 미스터탁의 솔로곡인 이 트랙은 미스터탁의 솔직한 생각과 고민, 자기 고백을 숨기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공감하면서 들었습니다. 힙합을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어지기는 이 곡이 처음이었네요. 곡 마지막에 나오는 가사인 "할 수 없는 것 또는 갈 수 없는 곳 이 모든 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건 것은 내게로 던지시는 구원의 덫 난 죄인들을 사랑하시는 것의 증거"는 다시 설 용기와 힘을 주기도 합니다.


적절한 가사를 입은 멜로디

무엇보다 이같은 가사가 잘 전달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멜로디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재기발랄한 멜로디와 때론 무거운 분위기의 사운드 재미있는 효과음은 앨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앨범 처음이다

'지구방위대 주청레인저'라는 앨범의 타이틀과 우승꽝스러운 자켓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유치합니다. 뭐 이런게 다있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앨범 안에 흐르고 있는 정신과 메세지, 가사는 무시 못할 힘이 느껴집니다.  재미와 메세지 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 한해 들었던 앨범들 중에서 그리고 CCM 힙합 앨범을 통틀어서 이만한 임팩트를 준 앨범은 이 앨범이 유일할 것 같네요. 이런 앨범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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