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크리스천 음악 장르에서도 주류가 있고 비주류가 있는듯하다. 특별히 락, 힙합, 댄스를 비주류 장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각종 음원 사이트 순위를 살펴보면 대부분 워십곡들이나 CCM의 범주에 있다 하더라도 발라드로 분류할 수 있는 곡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보건대 국내 크리스천 음악 시장에서 락 음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듯하다. 웬만한 음악적 고집이 없다면 이 일을 꾸준히 이어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화이트리본밴드는 세 번째(EP 앨범까지 합하면 네 번째) 정규 앨범을 들고 나왔다. 2집을 발매하고 거의 2년 만이다. 이 일에 대한 고집과 끈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부터 인상 깊었던 곡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트랙인 Overture는 굉장히 어두운 느낌으로 시작된다. 두 번째 트랙인 타이틀 곡 '위대한 로맨스'는 첫 번째 트랙과 이어지는 곡이다. 화이트리본밴드 다운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백그라운드 코러스였다. 시원한 일렉기타의 연주도 좋았지만, 뒤에서 받쳐주는 멤버들의 코러스는 백미 같다고 할까? 세 번째 트랙 'We Shout'은 좀 과격한 노래다. 우린 외친다는 제목처럼 힘이 넘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We Shout 타서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이 사랑을 외쳐" 개인적으로 가장 깊었던 곡은 네 번째 트랙인 'Praise God'이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에서 영감을 얻은 이 곡은 개인적으로 화이트리본밴드가 그동안 발표한 곡 중에서 가장 신선했다. 그동안 랩이 들어가 있던 곡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곡엔 무려 랩이 있다. 후렴구인 Praise God의 멜로디가 무척 맘에 드는 곡이었다. 이외에도 수록된대체로 곡들이 '잘 나왔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성도 있는 곡들인 것 같다.
앨범 외적으로는 여러모로 잘 다듬어져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전 앨범들이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느껴지고 약간은 답답한 사운드였다면 이번 앨범들보다 거칠지만 깔끔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음악을 담는 기술이 더 고급스러워졌다고 할까? 듣는데 거슬리는 것이 없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나는 이러이러하지만 주님의 사랑은 그것보다 크시기에 그 사랑에 근거해 살 수 있다는 고백이 밑바탕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분의 사랑'이란 주제가 이리 저리로 흩어질 수 있는 개성이 강한 곡들을 하나로 꿰어 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악은 강하지만 결국 그 음악의 주체가 되시는 분은 주님이시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 이야기들은 앨범 부클렛에 잘 나와 있다. CD로 구매한 사람만이 그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화이트리본밴드의 많은 곡들은 시끄럽다. 이번 앨범도 시끄럽다고 하면 시끄럽다고 하면 시끄럽다고 할 수 있는 곡들이 많다. 그러나 앨범을 듣고 "시끄럽네.."라고만 생각 한다면 그들의 겉만 보는 것이다.
그들 안에는 열정이 있다. 그리고 그 열정은 다름 아닌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을 향한 그들의 열정은 "We Shout" 곡의 가사처럼 그들을 잠잠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다리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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